흥국운용 채권전문 헤지펀드 '돌풍'

입력 2016-12-20 18:38  

8개월 만에 4000억 유입…채권 급락장서도 큰 수익

국내유일 '채권 롱쇼트 전략' 무기
단숨에 업계 5위로 껑충



[ 김우섭 기자 ] 주식형펀드의 독무대였던 한국형 헤지(사모)펀드 시장에서 채권 전문 운용사인 흥국자산운용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채권펀드 출시 8개월 만에 4000억원의 투자금을 끌어모아 업계 5위로 껑충 뛴 데 이어 지난달 이후 채권금리 급등(채권 가격 하락) 장세에서 오히려 큰 수익을 내며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한 흥국자산운용은 3개의 펀드에서 총 3890억원의 투자금을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정액 기준 업계 5위 성과다. 헤지펀드 시장 전통의 강자인 안다자산운용(3976억원·4위)과도 큰 차이가 없다. 최소 투자금액을 100억원으로 제한해 대부분 기관 자금이 들어왔지만 개인투자자 자금도 300억원가량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모형 채권펀드 환매 행렬 속에 자금몰이를 하는 비결은 높은 수익률이다. 이 회사 헤지펀드인 ‘재량투자 1호·2호’는 설정 이후 지난 19일까지 각각 2.89%와 3.21%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8월10일 설정된 재량투자 2호는 출시 이후 247개 헤지펀드 중 꾸준히 수익률 상위 2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을 낮춘 채권펀드가 수익률 측면에서도 주식형펀드에 뒤지지 않는 성과를 낸 것이다. 국내 공모형 채권펀드의 8월10일 이후 수익률 -0.39%(해외 -1.22%)보다 3.60%포인트 높은 수치다.

흥국자산운용의 헤지펀드는 운용 전략 면에서 기존 채권펀드와 큰 차이를 보인다. 기존 펀드가 채권을 사고파는 ‘롱온리(long only)’ 전략을 폈다면 흥국자산운용은 가격이 오를 것 같은 채권은 사고(long), 떨어질 것 같은 채권은 빌려 파는(short) 전략을 병행한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나 ‘채권왕’ 빌 그로스가 운용하는 무제약 채권펀드(unconstrained bond fund)와 같은 전략이다. 채권 롱쇼트 전략을 주무기로 내세운 헤지 운용사는 국내에서 흥국자산운용이 유일하다.

지난달 9일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대부분의 채권펀드 수익률이 하락한 국면에서도 플러스 수익을 냈다. 흥국 재량투자 2호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14%다. 김현전 흥국자산운용 대표는 “장기와 단기채권의 금리 차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단기채권은 사고 장기채권을 빌려 판 전략이 주효했다”며 “금리인상기에 수익률이 하락하는 채권펀드의 약점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주식형펀드 부문에선 신생 운용사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선전이 이어졌다. 이 회사가 내놓은 ‘더타임 M·H·A·Q’ 펀드는 평균 5.10%의 수익률을 올렸다. 설정액에서도 업계 3위(5341억원)로 뛰어올랐다.

안다자산운용도 양호한 성과를 냈다. 대표펀드인 ‘안다크루즈’ 펀드는 5.49%의 수익률을 올렸다. 다만 대표 펀드매니저로 활약한 박지홍 안다자산운용 헤지펀드 팀장이 회사를 그만두면서 자금이 이탈해 7월 말보다 설정액은 709억원 줄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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